지울수록 보이는 소망들
- 김세진 목사 -
중학생 시절에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을 짓고 싶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지하에는 초대받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마련하고 1층에는 파티를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거실과 주방을 갖추고 2층에는 전망이 좋은 침실들을 두고 옥상에는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예쁜 수영장을 두고 싶었습니다. 그런 집을 지으려면 공대를 가야 할까? 의대를 가야 할까? 고민하는 것이 즐거움이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예수를 영접하면서 더 좋은 하나님의 집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기대를 했던 분들은 목회의 길을 가고자 결심한 저에게 “왜 사서 고생하는 길을 택하느냐?”고 만류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택한 길이 아니라 부르심을 따라가는 길임을 고백하며 긴 세월을 걸어왔습니다. 이끄심을 따라 걷는 동안 저는 제가 그렸던 어릴 적의 그림을 하나씩 지워나갔습니다.
하나를 지우면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보이고, 하나를 지우면 하나님의 기다리심이 보였습니다. 제가 그렸던 그림을 지우면 하나님께서는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시며 기쁨과 소망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욕심도 명예도 지워나갔지만 아직도 저의 못난 자아는 욕심을 따라 마음 한구석에 그림을 그려 놓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그것을 지우고자 기도합니다. 하나를 지울 때마다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지우개가 닳아 가듯 저의 육신의 삶도 닳아가겠지만 그 속에서 영생의 삶을 보는 소망이 더 높아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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