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일 행사
4월 12일 부활주일에 성도들과 함께 축하 예배를 드리고, 각자가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들을 나누며 기쁨을 함께 했습니다.
선교사는 한국에서 가져간 유부초밥을 직접 만들어 성도들에게 대접했는데, 서툰 솜씨였지만 러시아에서 먹어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라고 모두 기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교회 부활주일은 4월 19일이어서, TV에서는 예년과 같이 모스크바에서 거행된 부활절 미사 실황을 중계해 주었으며, 메드베데프 대통령 부부와 푸틴 총리가 참석하였습니다.
볘라, 전도자로 양육
고려인 볘라(한국명 : 전금열)는 칠순에 가까운 까레이스끼로, 이곳 마가단에서 한국 말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에 사는 고려인들은 1945년 해방과 함께 식량난이 극심했던 북한에서 배에 타면 1인당 쌀 한 가마를 준다는 말에 속아 배를 탔는데, 마가단 인근의 오호츠크에, 그것도 추운 겨울에 내려 놓고, 약속된 쌀도 주지 않아 많은 고생을 하면서 이곳에 정착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노인들이 하나씩 둘씩 세상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 러시아어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볘라는 2003년 선교사 아내가 마가단을 방문할 때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는데, 그 동안 믿음이 아름답게 성장하였고, 이번에 마태복음을 중점 공부하면서 전도에 관한 말씀들을 가르쳐, 전도자로 사용할 계획을 추진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훈련한 것을 활용하기 위해 5월 27일 마가단 인근 올라(Ола)시를 방문하여 설교집을 나눠주며 전도활동을 했습니다.
이 올라시는 그 동안 군사지역으로 통제 되었기에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통행할 수 없는 지역이었는데, 최근 그 통제가 해제되어 마음대로 통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올라시에서 설교집을 나눠주며 전도활동을 하였더니, 정교회 신자라고 하면서 책을 받는 것조차 거부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몇 시간 전도활동으로 10여명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는데, 특히 추콧카에 사는 사람이 올라시를 방문하였다가 이 책을 받아 갔습니다.
추콧카는 행정명으로 아나드리 주인데, 마가단 옆 알라스카 건너편의 러시아에서 가장 북동쪽에 위치한 주입니다.
이곳 주지사 아브라모프가 영국 첼시 축구단의 구단주인데, 교통이 매우 불편하여 한 달에 두 번 마가단에서 비행기가 운행됩니다.
올라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교통이 매우 불편하고, 인구도 많지 않아 실제로 방문하여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래서 이젠 볘라를 통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설교집을 나눠주며 전도활동을 계속하게 하려고 합니다.
이미 전해 준 설교집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 문을 성령께서 열어 주셔서 옥토에 뿌려진 씨앗 처럼 많은 열매를 맺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례 컨퍼런스 참가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쌍뜨 뻬쩨르부르크에서 전 러시아 농아인 교회 대표자를 위한 목회적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마가단 교회에서는 교회 대표인 빅토르가 참가했는데, 각 지역에서 모여 든 대표들과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이 대회에 참가하면서 빅토르는 마가단 교회에서 제작한 설교집을 갖고 가서 대표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하였습니다.
백야(白夜; 벨리노치)
6월 21~23경이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기간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하지(夏至)와 같은 기간이라고 생각되는데, 밤 12시가 넘어도 별로 어둡지 않아 자동차의 스몰 라이트만 켜고도 운행이 가능한 때입니다.
이 백야 때에는 축제가 열리는데, 도심 중앙 광장에서 노래와 춤을 공연하고, 각종 음료와 술을 팔기 때문에 시민들이 나와 밤새도록 백야를 즐깁니다.
바닷가에서도 샤슬릭을 구워 먹으면서 놀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튿날 나가 보면 광장 가득히 술병이 깨진 채로 어지럽혀져 있어서 청소하는 분들이 매우 고생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술병을 깨는 이유는 자기들의 생각에 악귀를 쫓아내는 것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세계 1/6의 넓은 땅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줄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ome
라오스 그레이스 편지 12호
마가단 신덕교회 선교회보 «제26호»
태국 라후족 선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