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이겨내는 염려
- 김세진 목사 -
예배당을 건축하고서 입당의 기쁨을 나눈 지 몇 주가 되지 않아 늦가을 태풍을 겪게 되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재해로 논마다 물에 잠겨버리고 벼농사로 거둔 알곡들이 다 떠내려가 버렸습니다. 예배당을 짓고 복을 받자던 희망은 재해 앞에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건축에 앞장을 섰던 목사로서 피해를 본 교인들 앞에 설교할 용기가 나지 못했습니다. 무슨 설교를 했는지 기억조차 못할 만큼 난처해하던 저에게 교인들이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목사님, 우리 염려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농사를 일 이년 짓고 산 것 아닙니다.” 이 한마디에 저는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집을 건축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교인들의 마음에 성전을 지어 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교인들은 재해를 입은 가운데서도 은혜와 감사가 충만하였고 교회는 날로 부흥하는 역사를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예배당을 짓겠냐고 염려했던 교인들에게 망쳐버린 일 년 농사를 염려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믿음의 역사를 일으켜 주셨습니다.
두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큰아들을 의지하며 살던 노년의 권사님에게 큰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불신자였던 큰아들이 교회를 다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몇 달 후 교통사고로 인하여 큰아들마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세 아들을 잃어버린 권사님을 염려하며 급히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권사님은 쓰러지시기는커녕 저에게 믿어지지 않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염려해서 찾아주셨는데 저는 괜찮아요. 세 아들을 먼저 하나님 곁에 보내 놓았으니 이제 저만 가서 만나면 됩니다. 큰아들이 예수를 믿고 가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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